화단을 전부 걷어내야 한다고 들으셨을 겁니다. 그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자리는 대개 화단 한복판이 아니라 가장자리이고, 그러면 공사의 크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옥상 화단 방수, 옥상화단 철거 방법, 옥상정원 누수를 찾아 들어오셨을 겁니다. 화단이 있는 옥상은 방수층이 흙 아래 묻혀 있어 손을 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부 걷어내는 공사부터 떠올리게 되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결정을 미루다 누수만 커집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방수층이 흙 밑에 있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두드려 볼 수도 없고, 물을 부어 시험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는 채로는 전부 걷어내는 것 말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화단 옥상은 걷어내는 일 자체가 큰 공사입니다. 흙은 무겁고, 옥상에서 지상까지 내려보내야 하고, 나무가 심겨 있으면 나무도 처리해야 합니다. 견적을 받아보시고 그대로 덮어두신 분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흙이 물을 머금는 것과 아래층이 젖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방수층이 멀쩡하면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합니다. 방수층 위를 타고 옆으로 흐를 뿐입니다.
그러다 방수층이 깨진 곳을 만나야 비로소 아래로 들어갑니다. 그러니 아래층이 젖고 있다면 어딘가 방수층이 이미 깨져 있다는 뜻이고, 찾아야 할 것은 깨진 그 지점입니다.
그 지점은 대개 평평한 바닥 한가운데가 아닙니다. 평면이 벽을 만나 꺾여 올라가는 접합부이거나, 무언가가 뚫고 지나간 자리입니다. 옥상 방수에서 언제나 먼저 터지는 두 곳이고, 화단 옥상은 그 자리를 흙으로 덮어버린 구조입니다.
흙에 덮인 부분은 비가 그쳐도 마르지 않습니다. 늘 젖어 있고, 늘 젖어 있으니 먼저 삭습니다. 그리고 삭는 동안 아무도 볼 수 없습니다.
최상층 천장에는 거의 항상 단열재가 붙어 있습니다. 단열재는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재질입니다. 그래서 물은 슬래브 아래까지 내려온 뒤 단열재 위를 타고 옆으로 퍼지다가, 이음부나 배관 구멍처럼 이미 뚫려 있는 자리를 만나야 비로소 떨어집니다.
물이 떨어지는 자리는 새는 자리가 아닙니다. 빠져나올 수 있었던 자리일 뿐입니다. 천장을 뜯어봐야 원인이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천장 누수 원인 찾는 법에서 이 과정을 그림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화단 옥상 공사의 비용은 방수 재료가 아니라 흙을 얼마나 걷어내느냐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범위를 정하는 판단이 견적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저희는 보통 세 가지 중 하나로 갑니다.
아래층 한 지점에서만 물이 나오고, 배관 관통부처럼 원인이 특정되는 경우입니다. 그 자리만 파서 처리하면 끝납니다. 화단은 그대로 둡니다. 가장 싸고 가장 빨리 끝나는 경우이고, 실제로 이렇게 끝난 현장이 있습니다.
아래층 외벽 쪽에서, 여러 면에서 물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화단과 외벽이 맞닿은 접합부가 물길이라는 뜻이므로, 둘레를 따라 흙을 걷어내고 접합부를 다시 방수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낮은 화단벽을 세워 흙을 가두고, 외벽 쪽은 비워 둡니다. 화단을 외벽에서 떼어놓는 것입니다.
아래층 실내 한가운데에서 물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화단 아래 어딘가에서 방수층이 깨졌다는 뜻인데, 흙에 덮여 있으니 위치를 좁힐 방법이 없습니다. 이때는 전체를 걷어내는 것 말고 방법이 없습니다. 바탕이 전반적으로 삭아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범위와 치수는 현장마다 다릅니다. 누수가 나온 층과 면, 화단의 깊이와 형태, 배수구 위치, 바탕 상태에 따라 정해집니다. 보지 않고 숫자를 말씀드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규모가 있는 건물이면 흙 아래에 방수층만 있는 게 아니라 누름콘크리트가 한 겹 더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그렇게 지어진 좋은 구조입니다. 다만 고칠 때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생깁니다. 누름콘크리트 한가운데로 물이 들어가도, 그 아래 방수층이 살아 있으면 물은 거기서 멈춥니다. 방수층 위를 타고 옆으로 흐르다가, 결국 접합부가 깨진 자리에서 아래로 빠집니다.
그래서 위에서 아무리 막아도 끝나지 않습니다. 물이 들어간 자리와 새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름콘크리트를 걷어내 방수층 접합부를 다시 잡아야 끝납니다.
흙만 걷어내서는 그 안을 볼 수 없습니다. 걷어보지 않고 위에 덧바르면, 안에 갇힌 물이 여름에 수증기로 바뀌면서 새로 올린 방수층을 밑에서 밀어 올립니다. 공사는 새로 했는데 하자는 그대로인 상황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누름콘크리트 옥상에 물이 갇히는 과정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많이들 물어보시는 부분이고, 비용에도 영향이 큽니다.
옥상이 아니라 물이 나온 곳부터 봅니다. 몇 개 층에서 나오는지, 외벽 쪽인지 가운데인지, 몇 개 면인지. 여기서 이미 범위의 절반이 정해집니다.
깊이와 범위, 외벽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화단이 외벽에 직접 붙어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몇 개이고 어디 있고 막혀 있지 않은지. 물이 빠지지 못하고 고여 있으면 어떤 방수를 해도 오래 못 갑니다.
에어컨 배관이나 설비가 슬래브를 뚫고 내려간 자리가 화단 안을 지나는지 봅니다. 건물을 다 짓고 나서 뚫은 자리는 마감이 부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하면 일부를 열어 바탕이 젖어 있는지, 방수층이 남아 있는지 봅니다. 이걸 하지 않고 나온 견적에는 갇힌 물에 대한 대책이 없습니다.
둘레만 걷어내도 되는 현장인지 먼저 확인해 드립니다. 진단만 요청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