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공장처럼 규모 있는 옥상에서 가장 흔하게 반복되는 실패입니다. 덧바른 우레탄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래에 물이 갇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걸 모르고 다시 공사하면 같은 자리에서 또 터집니다.
누름콘크리트 옥상, 옥상 방수 또 새는 경우, 우레탄 덧방 후 재누수 — 이런 상태로 찾아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 옥상은 층이 여러 겹 쌓여 있어서, 겉만 보고 판단하면 반드시 재하자가 납니다. 순서대로 짚어 드리겠습니다.
규모가 있는 건물 옥상은 대부분 비노출 방수 + 누름콘크리트 구조입니다. 슬래브 위에 방수층을 먼저 깔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한 겹 더 타설해 방수층을 덮는 방식입니다.
나쁜 구조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구조입니다. 방수층이 자외선과 사람·장비의 통행에서 보호받기 때문에, 노출 방수보다 훨씬 오래갑니다. 문제는 수명이 다했을 때 손을 대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방수층이 콘크리트 밑에 깔려 있으니, 제대로 고치려면 그 콘크리트를 걷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름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공사는 비용도 기간도 큽니다. 파쇄·반출에 소음과 분진까지 따릅니다. 영업 중인 상가라면 더 부담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누름콘크리트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우레탄을 덧바르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선택 자체를 틀렸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당장은 잡히고, 몇 년은 갑니다. 다만 이건 시한이 있는 방법이고, 그 시한이 끝나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누름콘크리트에는 일정 간격으로 잘라 놓은 줄이 있습니다. 신축줄눈, 현장에서는 컷팅부라고 부릅니다. 콘크리트는 더우면 늘어나고 추우면 줄어드는데, 통째로 붙어 있으면 아무 데서나 깨지기 때문에 미리 끊어 놓고 그 자리에서만 움직이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까 컷팅부는 옥상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자리입니다. 그 위에 덧바른 우레탄은 그 움직임을 계절마다 그대로 받아냅니다. 도막이 아무리 신축성이 좋아도 몇 년을 반복해서 당기면 결국 갈라집니다. 그래서 덧방한 우레탄은 거의 예외 없이 컷팅부 선을 따라 먼저 터집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컷팅부가 갈라지면 물은 그 틈으로 들어가 누름콘크리트 안으로 퍼집니다. 그런데 그 물이 나갈 곳이 없습니다.
위는 덧바른 우레탄이 덮고 있고, 아래는 원래 깔려 있던 비노출 방수층이 막고 있습니다. 물 입장에서는 위아래가 다 잠긴 방에 들어온 셈입니다. 햇볕이 아무리 나도 마르지 않고, 시간이 지난다고 빠지지도 않습니다. 비가 올 때마다 조금씩 더 들어와서 양만 늘어납니다.
이런 현장에서 재하자가 나면 원인을 두고 다투기가 쉽습니다. 시공사는 바탕이 문제였다 하고, 건물주는 공사를 잘못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실은 공사 전에 이미 정해져 있던 결과입니다. 바탕에 물이 갇힌 채로 덮었기 때문입니다.
갇힌 물을 공사 중에 전부 말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누름콘크리트 두께 전체가 젖어 있는데 며칠 볕에 둔다고 마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 걷어내자니 앞에서 말한 비용·기간 문제로 돌아갑니다.
탈기반은 이 갇힌 수분에게 나갈 길을 만들어 주는 장치입니다. 방수층을 관통해 대기와 통하게 해 두면, 온도가 올라가 수증기가 생겨도 방수층을 밀어 올리는 대신 그 길로 빠져나갑니다. 물을 없애는 장치가 아니라, 압력이 쌓이지 않게 하는 장치입니다.
탈기반만 꽂아 두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함께 봅니다.
갇힌 물을 못 보고 덮으면 새로 한 공사도 같은 자리에서 터집니다. 절개해 확인한 결과를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선택지를 드립니다.